유토피아

헤일리는 우편에 배달되어 온 상자를 빛에 비춰보았다. 그런 상자는 헤일리가 지금까지 만져보지도, 보지도 못한 종류의 것이었다. 손잡이를 금으로 장식한 고급스러운 은제 상자라니- 헤일리가 갖고 있는 물건 중 하나라도 담으면 상자는 당장에라도 모욕을 당한 것마냥 뱉어낼 것만 같았다... "마음에 드는걸." 처음으로 물건다운 물건을 받은 그가 배부르게 웃었다. ...

이모와 이모부에게 벨라트릭스의 편지를 주고 난 이후부터, 헤일리의 생활은 판이하게 달라졌다. 기껏해야 밥과 청소를 더 이상 시키지 않는다는 것이었지만 헤일리는 그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어차피 마법사라는 이유 하나로 그들이 갑자기 헤일리 포터라는 꼬맹이를 사랑할 거라고 애당초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방도 바뀌었네." 헤일리는 두들리의 옆 방으로 방을 옮겼다...

블랙 총리(그와 동시에 마법사)가 해리를 집 밖으로 부드럽게 이끌고 나갔다. "기밀 사항때문에, 더즐리 분들은 여기서 잠시 대기해주셔야겠습니다." 딱봐도 거물 정치인이 탈 만한 의전차량이 더즐리가 앞에 떡하니 서있었다. 더즐리 가족 뿐만이 아니라 머글단지 56번지에 사는 사람들은 거진 다 구경하러 나온 것 같았다… 헤일리의 어깨가 절로 움츠러들었다. 블랙은...

헤일리는 작은 손으로 여러 음식들을 준비했다. 닭날개 껍질이 파삭할 정도로 담백하게 구운 닭다리 오븐 구이와, 곁들여먹을 감자구이, 두들리가 환장할 정도로 좋아하는 따듯한 감자 수프에 후추 조금. 이모부 버논의 성화로 해리를 포함한 더즐리 가족들이 꼭 마시곤 하는 수제 야채주스 다섯잔-두들리는 두 잔을 마셨다-마지막으로 페튜니아가 우울할 때마다 먹는, 바삭...

언젠가부터 인간이라는 말은 머글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누구도 그 시작이 어느 때였는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사실 그들은 알아차릴 능력이라곤 없었다. 영국의 흔한 중산층 가정, 더즐리 가에는 어린 객식구 한명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헤일리요, 성은 포터였다. 동생과 무능한 그의 남편이 가스 폭발로 끔찍하게 죽은뒤 더즐리가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떠맡은 아이였다. ...